토지를 읽고
토지 2부까지 다 읽었다. 처음에는 사투리 때문에 읽기가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그 사투리들이 익숙해졌다. 그리고 그 사투리들이 정감이 가기 시작했다.
1부는 평사리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중심 이야기다. 최 참판네 집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마치 전원일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일상적인 이야기도 있고, 그 안에 담긴 소소한 사건들과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음모들. 이 책을 읽으며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착한 것은 아니며, 부자들이 모두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배웠다. 뭐 사실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의 소설들은 선과 악이 분명하며, 보통 가난한 사람들이 선, 그리고 부자들이 악한 사람들로 등장한다. 그리고 결국 그 위치가 뒤바뀌며 권선징악이라는 내용으로 흐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의 음모와 질병으로 인한 등장인물들의 죽음 등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너무나 허망하게 흘러가기도 한다. 이 사람이 고작 이런 병으로 죽다니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왕좌의 게임과 닮아있다. 왕좌의 게임도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쉽게 죽는다. 물론 토지에서는 주인공이라고 보여지는 사람들은 쉽게 죽지 않는다. 하지만 그 주인공들이 어릴 때부터 성장하는 이야기라 주인공처럼 안 느껴질 때가 많다. 길상이나 서희, 봉순이는 어릴 때부터 등장하는데 2부에서는 어느새 주인공이 되어 있다. 이런 기새라면 3부에서는 서희의 자녀들이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흥미롭다.
2부는 용정리로 피신 온 사람들과 서희와 길상이가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가 펼쳐진다. 독립군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 길상이와 두 자녀를 데리고 기어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최서희. 그리고 다시 등장한 김거복. 거복이가 이름을 바꾸어 김두수로, 밀정으로 다시 등장한다. 독립군과 김두수 사이의 아슬아슬한 이야기도 있고, 고향에서 쫓겨난 농민들의 애환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 남자를 사모했던 여인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과연 3부는 어떻게 진행될까? 너무 궁금하다. 하지만 양이 너무 많아서 아직 손을 댈 생각을 못하고 있다. 읽고는 싶은데 이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 읽을 책도 많은데, 슬픈 현실이다.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