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내가 최고의 요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아님)
일을 하던 중 어느 순간 몸이 굉장히 찌뿌둥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허리도 꾸부정해지는 거 같고, 그로 인해 몸도 축축 처지는 기분이 들었다.
바야흐로 밀레니엄이 세대가 막 문을 열었던 2000년대 초반, 초등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별 것 아닌 것에도 깔깔거리며 웃던 시절 척추 이상 판정을 받은 바 있기에 몸에 교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어렴풋 깨닫고 있었다. 그때 척추 이상 판명을 받은 사람이 나 포함 한 명 더 있었던 것 같다. 그땐 그게 왜 그렇게 특별하게 느껴졌는지. 마치 내가 뭐라도 된 것 마냥 꺼드럭거림이 있었다. 별로 좋은 일도 아닌데,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생겨났던 얄팍한 마음이랄까. 키가 크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한데, 그때 정상 판정을 받았던 친구들도 빼어나게 크지 않아서 어쩌면 별 관련 없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렇게 체형 교정에 관해 검색을 시작했다. 역시나 가장 먼저 떠오른 건 필라테스였다. 그러나 필라테스는 커다란 장벽이 무려 두 가지가 있었다. 둘 중 하나만 문제가 됐다면 어찌어찌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첫 번째는 '여성들이 많이 하는 운동'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인식 속에는 벌써 '필라테스=여성 운동', '남성=헬스'라는 도식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다.
그러다 본 어떤 남성의 필라테스 후기로 인해 그 마음이 살짝 위축됐다. 그분의 말에 의하면, 남성이 필라테스를 배우러 가면 강사 분은 괜찮을지 몰라도 함께 배우는 여성 회원들이 매우 불편해한다는 거다. 아무래도 복장이나 땀냄새 이런 부분들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법하다. 그분은 이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뒷담화 장난 아닙니다'
내 마음을 흔든 문장이다. 물론 모든 곳이 다 그렇진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고, 수업마다 다를 것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문장이 내 마음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가격이다. 가격이 매우 세다. 지금은 모르겠는데, 그때만 해도 굉장히 비싼 던 걸로 기억한다. 한 달에 20~30만 원정도 했던 것 같다. 그것도 주 2회 정도였나? 주 3회였나? 아무튼, 당시의 나는 그 정도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허리를 펴고 앉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접으려던 찰나에 요가가 보였다.
요가, 나에게 있어 요가란 무엇인가? 스트리트파이터에 나오는 달심이 불을 내뿜으며 하던 대사 '요가 파이어'뿐이었다.
달심은 팔, 다리가 마치 원피스 고무고무 열매를 먹은 것 마냥 쭉쭉 늘어나, 긴 사거리를 바탕으로 짤짤이 치던, 매우 인기 없는 캐릭터였다. 물론 내가 사용을 잘 못했던 걸 수도 있다. 암튼 외형이며 스타일이며 내가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대체 불을 뿜는 것과 요가가 무슨 관련이 있길래 기술 명을 그렇게 붙인 걸까. 어쨌든 당시엔 '요가 수행자는 불을 뿜는가보다' 정도로 넘어갔다.

그렇게만 알고 있던 요가, 심신 수양이라는 문구와 함께 요가의 그 기묘한 자세들을 보니 왠지 자세교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금액도 해볼 만한 금액이었다. 추후 알고 보니 그 센터가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아서 이벤트 중이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했던가. 네이버에 공짜로 하루 체험하는 게 있길래 바로 신청했다.
그리고 그렇게 요가의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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