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한 조각
더위 본문
월요일 오후부터 조금씩 오던 비가 화요일이 되서는 마구 퍼부었다. 수요일인 오늘은 조금 그친 상태다. 뉴스에서는 비가 계속 올 것이라고 한다. 비가 오고 난 뒤 기온이 조금씩 내려간다. 이제 선풍기를 켜고 자면 슬슬 춥다. 가을이 오나보다. 입추는 지났으니 가을이 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계속될 것 같던 더위도 조금씩 물러난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다 지나간다.
어제 룸메였던 형과 대화를 나눴다. 내가 사역하게 될 교회의 이야기와 형의 결혼 이야기가 오갔다. 결혼을 준비하는 형의 모습에서는 피곤함이 느껴졌다. 늦은 시간 탓일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결혼에 드는 비용이 5,000만원정도 라고 했다. 여기에는 보증금도 포함된 가격이다. 이것을 반반씩 부담하자고 하는데 아무래도 부담스러운듯하다. 하긴 2,500만원도 적은 돈은 아니다. 형은 이제 교육 전도사며, 그 월급으로 그 큰 금액을 모으기란 엄청 힘들 것이다. 거기다 이번 학기에 결혼 준비 과정이나 경건학기, 교회사역 등 많은 일들이 있다고 했다. 형의 여자친구는 결혼 학교도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듣기만해도 빠듯하다. 이 모든 것을 한 학기에 해야하다니. 너무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나갈 것이다. 힘들겠지만 먼 훗날에는 이 역시 추억이 될 것이다. 여름이 지나가는 것처럼 힘든 일 역시 지나간다. 그리고 훗날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 역시 지나간다. 적응하지 못하고, 두려움과 떨림으로 가득했던 시간 역시 지나간다. 그리고 추억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지나가고 그 사건들이 삶의 경험이 되겠지. 언젠가 글도 더 잘 쓰게 될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