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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글리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기)

D Cloud 2017. 9. 11. 23:33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하는가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한다.

 

 

점심 메뉴를 고르는 것은 항상 어렵다. 특히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식사자리는 더욱 그렇다. 오늘 데이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무엇을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초밥이 먹고 싶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초밥뷔페집으로 향했다. 사전에 인터넷으로 찾아 본 초밥뷔페는 11시에 오픈이라고 나와있었다.  보통 11시에 데이트를 하기에 잘됬다는 마음으로 초밥뷔페로 향했다. 그러나 11시 10분, 우리가 가게에 도착했을 땐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우리는 창가 테이블에 앉아서 장사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10분쯤 흘렀을까? 종업원이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드디어 음식을 먹어도 된다. 첫 접시를 가져 오기도 전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사람들은 이 가게에 자주 왔던 것인지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있는 듯 했다.

음식은 평범했다. 초밥의 종류는 다양했지만, 1인당 14,900원이라는 가격에 맞는 맛이었다. 평범한 맛이다. 그러나 여자친구와 함께 먹는 것이라 그런지 맛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새우였다. 평소 새우를 좋아하는 나는 메뉴에 새우가 있는 것을 보자마자 3개를 집었다. 까는 것이 좀 귀찮지만 그 귀찮음 뒤에 찾아오는 새우의 맛은 그 수고스러움의 값을 한다. 음식을 많이 못 먹는 나는 뷔페를 꺼린다. 하지만 오늘은 각오를 하고 뷔폐집에 왔다. 보통 3접시 이상 먹지 못하는 나는 여자친구의 페이스에 맞춰서 평소보다 더 많이 먹을 수 있었다. 후식에는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탱자가 나왔다. 유자와 비슷한 맛이지만 좀 더 달콤한 맛이다. 보통 30분 내외로 식사를 마치지만 오늘은 1시간 가량의 시간에 걸쳐 식사를 마쳤다.

 

음식은 무엇을 먹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먹는가 역시 중요하다. 좋은 사람과 함께 먹는다면 더 맛있게,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좋은 메뉴를 고르는 것 이상으로 좋은 사람과 함께 식사할 시간을 마련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도 진수성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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