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들이마신다.
깊은 숨을, 크게 들이쉰다.
가슴 부풀도록 가득 찬 숨은,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면 고통으로 변한다.
붙들고 있으면 있을수록 그 고통의 시간은 길어진다.
내 안 가득 차 있던 숨을 서서히 내뱉기 시작한다.
숨과 함께
괴로움도 빠져나간다.
모든 숨을 내뱉고 가만히 머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숨막힘이 찾아온다.
참다 참다 다시금 숨을 들이마신다.
숨을 타고 새로운 공기가 몸 안을 구석구석 누빈다.
숨와 함께
괴로움이 사그라든다.
숨을 들이쉬고 내뱉으며,
나를 거쳐간 인연을 떠올린다.
어떤 인연이라도 깊이 들이쉰 후에는 반드시 내뱉어야 한다.
그 속도가 빠르든, 느리든.
떠나 보내는 게 아쉬워 오래 붙잡고 있다면
그 숨은 고통으로, 괴로움으로 변한다.
그 고통이 싫어 다신 숨을 쉬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그 역시 만용이며, 불가능한 일이다.
텅 빈 몸은 또다른 숨을 갈망한다.
인연은 다시 찾아오고, 또다시 빠져나간다. 각자의 호흡 속도에 맞게.
인연의 시간이 끝나면 하나에서 둘로.
숨이 몸을 떠나듯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멀어진다.
그리고 또 숨이 돌아오듯
언젠가 닿을 인연이라면 닿을 것이다.
인연의 시간이 끝났다면
각자의 길에서 안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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