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한 조각
교회의 기만 방송 본문
“서울 시민 여러분, 안심하고 서울을 지키시오. 적은 패주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여러분과 함께 서울에 머물 것입니다.”
세기의 거짓말이라 일컬어지는 거짓말들이 있다. 네로 황제 시대, 유대인이 로마에 불을 질렀다는 거짓말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거짓말이 행해지고 있다. 그중, 개인적으로 이승만의 거짓말은 최악의 거짓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만 방송을 틀어놓고 도망친 건 이승만의 행보 중 최악의 행보가 아니었을까? 물론 그 외에도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6월 27일, 6.25 전쟁이 발발한 후 이틀 뒤 밤 10시부터 11시까지 이승만 정부는 국군이 의정부를 탈환했다는 내용을 발표하며 ‘정부는 여전히 수도에 있으며, 국회는 서울 사수를 결의했다. 국민은 국방군을 믿어야 한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방송했다. 그러나 이승만은 27일 새벽 4시, 이미 피난길에 올랐다. 이승만 정부가 발표한 담화문은 녹음된 것이었다. 이승만 정부는 서울 사수 방송을 틀어놓고 대구까지 도주했다가 지나치게 멀리 왔다는 지적에 따라 대전으로 올라왔다. 이승만 정부의 기만 방송으로 인해 많은 시민이 피난 가지 못한 채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휘말리고 말았다.
이승만 정부의 기만 방송은 2016년 중순부터 여러 패러디로 인터넷을 달구었다. 이승만이 반탁 연설을 하던 장면을 가지고 와 그 밑에 ‘ㅇㅇ여러분, 안심하십시오. ㅇㅇ은 안전합니다.’라는 식의 패러디가 인터넷 커뮤니티는 물론이고 SNS와 영화에도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이승만 기만 방송 드립은 2016년 9월에 경주에서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절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교회의 행보는 이런 이승만 정부의 행보와 닮았다. 영향력 있다는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 세습을 비롯해 탈세, 성범죄, 막말, 저주, 통제, 검열 등 수많은 악행으로 한국 교회를 말아먹고 있다. 그 덕분에 교회는 점점 더 무너지고 썩어 결국 자정작용이 불가능한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니 절대 망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교회를 지키신다.’는 등 성도들을 향해 기만 방송을 쏟아 내고 있다. 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는 장본인들이 교회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서울이 침공당하고 본인은 피난길에 올랐으면서도 시민들에게는 안심하고 서울을 지키라고 말하던 이승만 정부와 다를 바 없다. 기만 방송은 그만하고 현실을 직시하자.
추가. 아직 교회에 희망이 있다고 말씀하시며 교회 개혁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에게 하는 말은 아닙니다. 그분들이 있기에 하나님 나라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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